상민의 집에 심으면 잡아다가 곤장을 칠 만큼 엄격하게 양반집 정원에만 허용되었기에 양반꽃이라고도 합니다. 그만큼 꽃이나 잎이 품위 있고 우아합니다.
다섯 장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모두가 한 데 붙어 있는 통꽃이므로 질 때도 그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활짝 핀 그대로 톡톡 떨어집니다. 그 모습이 마치, 죽어도 지조를 굽히지 않던 옛 선비의 기개를 보는 것 같아 퍽이나 대견스럽고 그래서 괜히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살아가면서 많은 변화를 겪어야 되고 또 반드시 그래야 할 때도 있지만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성정까지 꺾어가며 구차하게 살지 않는 기품, 바로 그런 기품이 절실하게 그리워지는 요즘입니다.
꽃이 크고, 가운데 난 줄무늬 때문에 나팔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덩굴 가지에 흡근이 생겨 담쟁이처럼 벽을 타고 오르기도 하므로 관상용으로 정원 담벼락에 가까이 많이 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