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27일 목요일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 거창군 북상면에 위치한 월봉산(1279m)은 남덕유산에서 남령을 넘어 남동쪽으로 뻗어 내려간 두 줄기의 산맥 중 왼쪽 산줄기의 남덕유산 영각사로 들어가는 도로에서 바라다 보이는 산이며 거창과 함양의 경계에 위치하고, 지리산 천왕봉을 제외한 남부권 백두대간의 최고봉인 남덕유산과 금원, 기백, 황석, 거망산 사이의 분수령이다. 암봉, 암벽과 육산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남릉과 서북릉의 중턱 이상과 하봉 주변의 진달래 군락지는 마치 지리산의 세석평전의 철쭉지대를 방불케 한다. 그동안 남덕유산의 명성에 가리워져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수리덤을 비롯한 월봉산 능선의 진가를 발견하고서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고, 진양기맥의 첫 번째 고리로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산이다.
낯선 산 이름과 달리 월봉산의 암릉미는 탁월하다. 그 절정이 칼날봉(수리덤)으로 이름처럼 뾰족한 암봉이다. 숲과 구분되는 흰색의 거대한 바위는 초록의 바다를 뚫고 점프하는 향유고래마냥 신성하고 인상적이다.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는 바위봉이며, 날카롭고 힘 있게 뻗은 균형미는 산꾼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정표에는 칼날봉이라 되어 있지만 본래 이름은 수리덤이었다. 이곳 사투리로 ‘수리’는 ‘꼭대기’를 뜻하고, ‘덤’은 ‘바위’를 말한다. 수리의 부리처럼 뾰족한 바위 봉우리여서 수리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고, 맹조류인 수리가 날개를 펼친 모습을 닮은 데서 생긴 이름이라는 설도 있으며 봉우리 아래에 영취사(靈鷲寺)라는 절이 있었다 하여 영취봉이라고도 한다. 칼날봉은 위험한 만큼 매혹적이다. 닫혀 있던 시야가 순간 확 터지며 딴 세상에 온 듯 아찔한 고도감이 훅하고 덮쳐오지만, 덕유산과 거망·금원산 같은 명산들이 둘러싸고 있어 최고의 조망을 보여준다. 능선자체도 칼날봉, 월봉산 정상 등 멋진 암봉이 끼어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보인다. 거망으로 이어지는 능선엔 억새도 많아 가을철엔 시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 여기저기다.
경남 함양의 거망산(擧網山·1184m)은 크게 보면 이웃한 남쪽의 황석산과 더불어 덕유산의 한 줄기다. 남덕유의 기운이 남으로 내달리다 월봉산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한 맥은 거창 서쪽에 금원 기백산을 일구었고 다른 한 지맥은 함양 북쪽으로 거망 황석산을 일으켰다.
거망산은 사실 이들 네개 봉우리중 지명도 면에선 열세다. 유안청계곡의 금원산이나 쌍립한 정상부의 암봉미를 자랑하는 황석산, 그리고 정상 인근의 책바위가 볼거리인 기백산에 비해 거망산은 그저 평범한 육산에 불과하지만 한여름과 단풍철에 산 입구의 용추폭포가 있는 용추계곡으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억새천국의 육산인 거망산에는 반세기 전 한국전쟁 당시 거망산을 거점으로 활약하던 정순덕이 이끄는 빨치산들에게 국군 1개 소대가 궤멸당하고 무기까지 탈취당했다는 현대사가 녹아있고, 그물을 던졌다는 산이름에 걸맞게 그물에 걸려든 주변산록은 풍치만 빼어난게 아니라, 산 높고 계곡 깊다. 지형지세로 봐선 월봉산과 거망산이 산이름 서로 바꿔야 할 처지지만, 흡사 그물 던져 걸린 형태의 황석~ 거망~ 금원~ 기백산에선 거망산이 가장 후덕한 육산으로 억새초원 날등길 양편에 수많은 계곡 있다.
10:21 남령
11:12 칼봉
12:58 월봉산
16:29 용추사 일주문
칼봉
황석산, 거망산
남덕유산, 무룡산, 중봉
금원산, 기백산
월봉산
황석산, 거망산
금원산, 기백산
용추계곡
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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