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요일 오후 박팀장이 광교산-청계산종주를 제의했다.
박팀장은 등산실력이 좋아서 나하고 동반하는 것이 쉽지 않을 터인데..... -내가 워낙 늦으니까-
광교산-청계산 종주는 대체로 10~12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 터라, 나는 내년 봄쯤 해가 길면 한번 시도해 볼려고 하는중이었다. 어쨌거나 산행은 가기로 하고 시간계획을 잡았다. 산행시간을 12시간으로 잡으면 6시쯤 부터 산행을 시작해야한다.
집에서는 4시 10분경 출발했다. 그러나 6시 30분경 경기대 후문에 왔는데 박팀장이 어디쯤이냐고 전화를 했다. 박팀장도 다와 가는데 김밥사고, 기타 준비해서 온다고, 내가 먼저 도착하는데로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광교산~청계산 종주는 높이는 높지 않으나 코스가 길며 탈출로가 많아 누구나 부담 없이 도전해 볼만한 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종주 중 식수를 구할 곳이 없으므로 충분한 식수준비를 준비하여야 한다.
06:47 : 반디불이
07:45 : 형제봉 (3.5km)
08:18 : 종루봉
08:45 : 광교산 (2.6km)
09:28 : 백운산 (2.4km)
10:17 : 바라산 (2.4km)
11:11 : 우담산 (1.9km)
11:50 : TV송신소 (1.7km)
12:09 : 하오고개 (1.5km)
13:22 : 국사봉 (1.7km)
14:12 : 이수봉 (1.5km)
14:35 : 석기봉 (1.1km)
15:04 : 만경대
15:16 : 혈읍재
15:30 : 매봉 (1.6km)
16:17 : 옥녀봉 (2.3km)
17:07 : 화물터미널 (2.5km)
산행거리 26.7km 10시간 20분 소요
06:47분 수원(광교산)에서 유명한 반디불이 화장실 옆 계단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7시경 박팀장에게 전화하니 이제막 반디불이화장실 계단에 올라섰다고 한다.
이때 부터 자꾸 뒤돌아 본다 언제 쯤 오는가하고.
7시 30분경 박팀장을 만났다. 매일 보는 사람인데도 반갑다.
이제 부터 숨이 많이 찬다. 처음으로 나타나는 깔딱고개 형제봉이다.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앞에 종루봉이다. 누각 현판에 새겨진 시한수 감상하고 시루봉으로 향했다.
시루봉까지는 1.1km . 지난 봄에 올때는 길을 몰라서 시루봉을 지나친 기억이 떠오른다.
08:45, 시루봉 정상에는 수원성문을 형상화한 정상표지석이 서 있다.
바쁜 마음을 잠시 내리고 땀을 식힌다. 늦어질까 조급함에 마음은 바쁘다.
앞쪽으로는 우리가 가야할 백운산과 능선이 뱀처럼 휘어지고 동쪽 아래로는 고기리마을과 수지읍 아파트단지가 높이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번에는 이노루목 대피소에서 따뜻한 물과 과일을 먹었는데, 오늘은 시간과의 싸움이라 오늘은 그냥 지나쳤다.
아무리 시간과의 전쟁이라도 예쁜 꽃은 지나치기 어렵다.
시루봉에서 백운산은 비교적 평탄한 구간이다. 노루목 대피소를 지나면서 주변에는 밤나무, 팥배나무, 산딸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들이 어우러지고 밤송이들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여 떨어지나 단풍나무는 아직 푸르고 까마귀소리만 쓸쓸하게 들린다.
미군통신부대 철책을 왼쪽으로 끼며 며느리밥풀꽃, 물봉선, 이름모를 꽃 등을 스쳐 지나며 군부대 끝지점 119구조처 백운1 팻말이 선 곳에 다다른다.
꽃구경도 잠시 발걸음 백운산을 향하여 빨리 재촉했다
09:20 백운산(567m) 정상은 너른 공터를 이루고 있으며 의자시설이 되어있고 조망이 좋아 그동안의 힘든 산행을 잠시 잊으며 땀을 식히기에 좋다.
백운산에서는 서쪽 부분의 조망이 시원하다. 모락산, 수리산, 아파트 단지들이 유난히 정겨워 보인다.
백운산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급경사길과 완만한 능선을 오르내리면서 나뭇가지 사이로 백운호수를 내려다보이고 군데군데 널브러진 밤송이며 억새로 지루함을 달래며 급경사 내리막 로프를 잡고 고분재에 닿는다.(10:00)
10:15, 사방으로 막힘이 없이 시원스러운 조망이 펼쳐지는 바라산 정상(428m)은 남쪽으로는 백운산과 광교산, 서쪽은 모락산과 수리산, 북쪽은 관악산과 삼성산, 북동쪽은 청계산이 눈이 들어오고 북서쪽 아래로는 백운호수와 평촌 일대가 그림같이 내려다보인다.
백운저수지와 안양시가 보인다.
저멀리 지나온 광교산과 송신탑.
그리고 저멀리 관악산이 보인다. 청계산은 관악산 맞은편이라서 그런지 한결 마음이 편하다.
11:10, 425m봉인데 쉬어가라고 벤치도 설치되어 있고 나무에다 우담산이라고 써 놓은 것이 걸려있어서 사진 한 장 찍고 물 한모금 먹고 출발한다. 우담산이 외곽순환도로 남쪽에서 마지막 봉우리다.
드디어 외곽순환고속도로위까지 왔다.
11:50, 363고지(TV송신소)에 도착한다. 안내표지판은 ←길 없음, →정신문화연구원으로 표시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는 길 없는 길로 향하여야 한다. 길 없는 길은 산행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하오고개 방향으로 무단횡단 해야 하는 길이라 잡초가 우거지고 산행로가 뚜렷하지 않아 종주산행을 이곳에서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곳이었으나 지금은 누구나 쉽게 산행로를 알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도로 절개지의 수로를 따라 로프를 잡고 경사지를 내려오면 맞은 편 성남시 경계표지판이 있는 곳의 등산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팻말옆에 너무 고운 이름 모르는 야생화가 피어 있다.
바로아래 외곽순환고속도로와 저 멀리 국사봉이 보인다.
길없음 표시에도 불구하고 길이있으며 밧줄도 달아 놓았다.
그러나 도로로 내려서는길은 험하다
수로를 밧줄타고 내려와서 안양쪽으로 50여m 올라가면, 도로 분리대가 끊어져 있다. 오른쪽으로 하오고개로 올라가는 길이 시계표시판옆으로 보인다.
좌우 경계를 충분히 한뒤에, 여기서 건너 가야한다. 조심 또 조심...
12:17, 하오고개 입구 도착하여 앞으로 가야할 길을 가늠해 본다. 외곽순환고속도로를 지나고 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그래도 점심은 국사봉 지나서 먹기로 했다. 점심먹고 구사봉 올라갈 자신은 없다.
입구의 산행안내도에서 국사봉 1,620m, 이수봉 3,220m를 확인 후 오늘 최대의 어려운 구간코스가 될 것이라 마음을 다잡고 출발한다. 국사봉까지는 55분 정도 걸린다. 등산로는 정비가 잘 되어 길이 뚜렷하다. 정비되기 전 낙엽이 많아 산행로가 불분명하고 이동이 힘들었으나 훨씬 수월한 산행이다. 지친 숨을 고르며 한 걸음 한 걸음 쉼 없이 오른다.
청계요금소.
13:22 국사봉(542m)이다. 벌써 6시간35분 경과했다.
화려한 등산복이며 장비를 갖춘 사람들로 시끌벅적한 청계산 구간은 호젓한 오솔길이 대부분인 광교산 구간과는 사뭇 다르다.
시간이 급해서 점심은 김밥만 한줄먹고 물사시고 끝이다. 15분만에 점심 종료했다.
다시 이수봉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14:12 이수봉(545m)에 도착했다 종주산행이니 증명사진은 확실히 박아야 한단다.
이제 자신이 생겼다. 지난 토요일에 이수봉에서 화물터미널까지 3시간 걸렸으니 오늘 산행도 10시간 조금 더걸릴것 같다. 이대로 오늘산행은 가면 성공이다.
여기서는 지난번에 와본 경험이 있으므로 마음이 가볍다.
청계산 정상인 만경대이다.
저멀리 광교산, 송신탑, 등 우리가 지나온 길이 아련히 멀리 보인다.
이제 오른쪽의 매봉과 왼쪽의 옥녀봉만 남았다. 이제 오르막 길은 없다.
15:30 드디어 매봉이다. 매봉(582)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과천시내와 관악산, 삼성산과 서울 시내가 그림과 같이 펼쳐진다. 이 전망대 조성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라 사람이 많지 않음에도 복잡하다.
매봉에서 본 서울 시내.
옥녀봉으로 향하는 내리막길은 나무계단으로 조성이 잘되어져 있고 주변 환경개선을 위해 계속 공사 중이다. 숫자가 표시된 계단의 수만 해도 1131개에 이른다.
청계산의 정기를 주는 돌문바위
16:17 오늘산행의 마지막 봉우리 옥녀봉이다. 옥녀봉(375m)에서의 하산 길은 부드럽고 조용한 산책로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길이다. 그 흐름이 옥녀 몸매를 그대로 닮고 피부 또한 매끄러워 맨발로 산행하는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띄는 구간이기도 하다. 마지막 하산 길은 경부고속도로의 자동차 소음이 커짐에 따라 종주산행의 마지막을 알린다.
옥녀봉에서 본 관악산.
여기서 황토길이다. 둘이서 오늘의 성공적인 산행을 자축하면서 종점으로 향했다.
현재시간 17시07분
오늘의 산행종점인 청계산의 끝자락, 화물터미널입구에 도착했다.
드디어 10시간 20분 26.7km의 종주를 마감했다.
느림보인 나를 끝까지 이끌어 준 박팀장에게 또다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여행스케치 > 청계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청계산(080106) (0) | 2008.01.06 |
---|---|
경기 과천 청계산(071216) (0) | 2007.12.17 |
서울 청계산(070922) (0) | 2007.09.23 |
서울 청계산 이수봉(070512) (0) | 2007.05.12 |
서울 청계산(070203) (0) | 2007.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