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산행-08

백두대간 제19구간:화령재~봉황산~갈령삼거리(080322)

하시청천 2008. 3. 24. 10:15

2008년 3월 22일

 

10:10 화령

11:03 산불감시초소

11:40 봉황산

13:01 비재

14:46 헬기장

15:20 갈령삼거리

16:01 갈령

 

밤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전날 저녁에 있어 혹시 비 산행이 되지나 않을까 염려하였으나 아침하늘은 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오랜만에 대간산행에 만나는 이들이 반갑다. 6시 30분 잠실역 사거리를 출발한 버스는 천호동, 구리에서 일행을 태우고 시원하게 달린다. 오늘 구간이 비교적 여유가 있는 구간이어선지 휴식시간이 길다. 버스는 남이분기점을 지나 작년 말에 개통한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접어들어 화서 IC를 빠져 우회전 하자 얼마지 않아 화령재에 일행을 내려놓는다.

이번 구간은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군에 위치하고 있는 도상거리 약 14km로써 해발 740m 봉황산의 봉우리를 넘는 산행이다. 전체적으로 굴곡이 있고 오르막이 많아 체력이 많이 요구되는 구간이기 때문에 간식과 식수를 넉넉히 준비하여야 한다. 마루금 산행은 갈령 삼거리까지 산행을 한 후 동쪽인 갈령으로 하산을 하게 된다. 

 

10:10 화령, 오늘도 나란히 백두대간산행을 시작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지난번에 지나온 윤지미산이 눈에 선하다. 

 

여느 들머리와 마찬가지로 리본이 주렁주렁 달려 바람에 흔들리는 게 오늘도 좋은 산행하기를 바라며 흔들어 주는 여인네의 손길 같다.

 

11:03 산불감시초소, 푸른하늘이 한결 보기 좋다.

 ‘산불감시초소’에서는 대간 길 오른쪽의 대궐터산, 암봉, 두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조망이 갈령으로 이어지는 49번 도로와 어울려 중화지구대를 벗어나며 오랜만에 맞이하는 조망이다.

‘중화지구대’란 백두대간 마루금을 경계로 상주에 속한 6개면 중 중모현(모동, 모서)과, 화령현(화동, 화남,화서, 화북)을 합하여 중화지구대라 부른다.
물 한 모금 마시고 주변 경치 휘~ 한 번 둘러보고 쉼 없이 ‘봉황산’으로 향한다. 진행 중 바라 본 봉황산과 아래의 화서마을이 한가로워 보인다. 가파른 내림이 있고 몇 차례 오르내리다 

 

봉황산을 찍는데 지나가는 산객이 왈, "명산도 아닌데...", 명산이라야 사진에 담는가?

 

 

지나온 길.

 

고속도로 IC와 화서면 소재지가 보인다.

 

오늘 산행중 처음으로 보는 기암. 

 

 

양지바른 곳에서는 벌써 이름모를 야생화가 피기 시작했다.  -노랑제비꽃이랍니다.-

 

11:40 봉황산, 봉황은 어디로갔는지.....

봉황산 이름이 말해주듯이 정상은 머리를 곧추세우고 양 날개를 펼친 봉황을 닮았다하며, 1300년전 봉황새가 날아와 30여년을 살았다는 전설이 있는 산이다.

 

오른쪽 저 멀리 고개가 오늘의 종착지인 갈령이다.

 

오른쪽에서 부터 대궐터산, 암봉, 두리봉, 고개길이 갈령입니다.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이다.

 

새싹을 틔우는 쑥.

 

대간길의 특별보너스, 이런 오솔길만 있으면 산행하기 좋으련만, 잠시 푹신한 길을 걸어본다.

 

비재 날머리. 황토길을 떠나기가 너무 아쉽다.

 

13:01 비재,  비재에서 ‘510봉’에 오르는 길은 계단 시작부터 가파른 오름길이다.

 

꽃망울을 터트리는 생강나무. 가지를 부러트리면 생강냄새가 난다고하여 생강나무입니다.

 

 

10여분을 치고 오르자 묘가 있고 계속 진행하자 표시가 없는 ‘510봉’에 이르나 조망은 없고 완만한 능선이 이어져있다. 이후 급하게 내렸다 안부를 지나 다시 급경사를 오르자 암봉이 앞을 막는다. 오른쪽 우회로가 있으나 모처럼 맞이하는 암봉인데 그냥 지나가며 섭섭해 할 것 같아 모처럼 팔다리 쭉쭉 폈다 당겼다하며 암릉에 올라섭니다. 주변의 막힘이 없어 시원하여 조망이 좋다. 동쪽의 두리봉 능선과 남서쪽의 구병산, 진행방향의 형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두리봉 능선은 암봉과 어울려 옛 견훤이 승승장구할 때의 기상이 느켜진다. 

 

 

저뒤가 형제봉이다.

 

 

 

꿈꾸는 18세 소녀같은, 꽃봉오리를 터터릴 준비를 하고 있는 진달래.

 

구병산으로 가는 길목이다.

 

암릉을 지나 다시 봉우리를 넘고 넘어 한참을 가서야 ‘못제’에 도착한다. 앞만 보고 달리다간 언제 지나쳤는지도 모르게 지나칠 수 있는 곳이다. 못제는 후삼국시대의 ‘견훤’의 전설이 깃든 곳이다.

비재와 갈령 삼거리 사이에 있는 못제는 백두대간에 있는 유일한 고원습지로 넓이는 500~600평정도 되고 장마철이 아니면 물이 거의 없는 곳이다.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은 대궐터산에 성을 쌓고 보은에 있는 삼년산성을 근거지로 활동하던 고려의 황충 장군과 대치를 했다. 견훤이 싸울 때마다 연전연승하자 황충 군은 견훤이 이기는 비법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기 위해 부하를 염탐시켰다. 그 결과 견훤이 이곳 못제에서 목욕만 하면 없던 힘도 저절로 생겨 승승장구한다는 사실과 견훤이 지렁이의 자손으로, 소금물에 약하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 황충 장군은 부하를 시켜 못제에 소금 300석을 몰래 풀었다. 그런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견훤은 못제에서 목욕을 하고 난 뒤 힘을 잃고 말았고, 그 때를 놓치지 않고 황충 장군이 견훤에게 공격을 퍼부은 결과 승리를 얻어내고 말았다는 것이다.

 

 

 

마지막 급경사인 깔딱고개를 오르는 산객들.

 

15:20 갈령삼거리,  다음 구간인 형제봉이 바로 앞이나 미련을 남기고 갈령으로 하산한다.
하산하는 길은 급격하게 떨어지기도 하고 마사토로 이루어져 미끄러지기도 쉬운 길이다. 힘든 구간의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안도감과 뒤에 일행이 있다는 여유가 합하여 편하게 내려온다.

 

다음구간인 속리산 천황봉이다. 오른쪽 끝이 문장대인 듯하다.

 

 

형제봉

 

갈령삼거리

 

 

 

16:01 갈령, 갈령도로개통기념비
갈령엔 한자로 칡葛, 고개嶺이라 새겨 둔 표지석과 산불감시초소, 간이 화장실이 있고 풍부하지는 않지만 계곡 물도 있어 야영하기에 적당해 보인다.
늘 그렇지만 내려온 것만큼 올라야 할 다음 산행의 접속거리를 걱정하며 일행 모두의 안전에 감사드리며 버스는 아침에 출발한 화령재로 향하며 산행을 마친다. 

  

  

산행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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